- 2021.01.24
세계비전제자대학 제1기 양육반을 수료한 고상아 청년입니다.
지난 1학기를 돌아보며 양육을 받은 기간 동안 내 안에 어떤 변화가 있었는지 곰곰히 생각해보니 먼저 떠오른 질문 하나가 있었습니다.
"내가 간증문을 쓸 만큼 다이나믹한 변화가 있었나?"
1학기 양육 필독서 초반에 그렇게 '변화'에 대한 정의를 계속 설명했어도 결국 또 나만의 기준으로 ‘변화’를 생각했고, 그만큼 변하지 못했다는 사실을 받아들일 수밖에 없었습니다.
하지만, 내가 생각하는 어떤 큰 변화가 있어야만 간증문을 쓸 수 있는 것 아니지 라는 스스로의 격려와 함께, 양육과정이 아직 일년 반이나 남은 사실과 2년 과정을 통해서 변화가 안되면 몇 번이고 반복하면 된다고 했던 목사님의 말씀이 제게 큰 위안이 되었습니다.
이번 양육에 참여하면서 제 마음에 남는 3가지가 있습니다.
첫 번째는 하나님께서 지나간 용서하신 죄를 다시는 기억하지 않으시는 분이라는 것입니다. 말씀을 통해 들었고 머리로는 알고 있었지만, "내가 죄를 용서받은 사람이 맞는가?"라고 스스로에게 질문을 던졌을 때, 죄사함을 받은 자라면 이렇게 살지 말아야 하는게 아닐까? 하는 자책의 목소리가 제 자신을 흔들어 놓기 일쑤였습니다.
그래서 제가 지은 죄에 대해서 아직도 용서하지 않으실 것 같은 하나님에 대한 막연한 두려움이 있었습니다. "나도 내 죄에 대해 용서 못하겠는데, 어떻게 하나님이 날 용서해주실까. 더 완벽하게 하나님께 죄를 용서 받으려면 어떻게 해야 하지?"라는 혼란의 목소리가 제 안에 있었습니다.
<죄사함의 은혜> 라는 주제로 양육을 받을 때,"제가 이 정도는 노력하고 힘써야 제 마음이 풀리는데, 하나님도 제가 생각하는 기준 정도는 노력해야 그 마음이 풀리지 않으실까요?”라는 질문을 드린 적이 있습니다. 이 질문에 대해 목사님께서는 “나의 기준이 투영되어 그 은혜를받아들이지 못할 때, 사탄은 그 틈을 파고들어 계속하여 죄사함의 은혜를 누리지 못하게 만듭니다.”라고 답해주셨습니다.
여전히 제 자신도 용서되지 않은 죄의 모습이 제게 있었습니다. ‘내 기준에 맞추어
회개를 더 잘했다면 지금의 내가 이러지 않을텐데.’라는 사탄의 목소리가 저를 짓누르고 있었습니다.
매일 기도는 해야 했기 때문에 두려움과 제한된 마음을 가지고 계속 기도했습니다. 하나님과 나만 있는 곳에서 기도를 하는데도 다른 기도를 할 땐 큰 목소리로 부르짖을 수 있는데, 죄에 대해 고백할 땐 발가벗겨진 듯 너무 부끄러웠습니다. 작은 목소리로 기도하는데도 부끄러워 기도가 잘되지 않았습니다.
양육을 받았으니까 바로 기도하면 죄사함을 받을 수 있을 줄 알았는데, 그것도 아니었습니다. 계속 하나님께 기도해야 했습니다. 감사하게도 하나님과 계속 대화하는 기도를 늘려가고 관계가 깊어질수록 하나님의 일하심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내 죄를 용서하시기 위해 십자가에 못 박히신 주님. 그 주님의 보혈이 제 머리에서부터 흘러 제 온 몸을 덮는 따스함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절로 제 입술이 감사를 고백하며 마음이 뜨거워지는 경험을 할 수 있었습니다.
두 번째는 매일의 삶을 살면서 제 안에 ‘정돈되지 않은 생각과 감정을 어떻게 하면 정리할 수 있을까?’라는 생각이 들었을 때, 양육 필독서 중 <열정적 영성>이란 주제의 글을 읽게 되었습니다.
저는 평상시에도 생각이 많은 편이였지만, 그 당시는 통제 할 수 없을 정도로 생각의 과부하가 걸려있던 때였습니다. 그래서 제 삶은 늘 분주했습니다. 정돈되지 않은 생각은 늘 제 마음과 감정을 들뜨게 만들었기 때문입니다. 그러한 생각이 어디서부터 온 것일까 고민하지도 않은 채 지냈습니다. 마침 필독서를 읽고 분주병에 대해 써 있는 대목을 보고 과부하 된 내 생각에 대한 해답인 것 같아 양육 시간에 나누게 됐습니다.
그런데 제 나눔을 들으시고 목사님께선 제가 사람을 너무 신경 쓰고 있기 때문이라는 피드백을 해주셨습니다. 그 말씀을 듣고 제 안에 "나는 그 뜻으로 이야기한 것이 아닌데"하는 생각이제일 먼저 들었습니다. 그 피드백에 제 마음이 동의되지 않았기 때문에 불편한 감정이 느껴졌습니다.
그런데 어느 날 그런 감정의 "불편함"이 "느낌표"가 됐습니다. 내 생각의 모든 시작은 ‘사람에게 미움 받기 싫어서 어떻게 하면 미움 받지 않고 살 수 있을까?’라는 생각으로 살아왔기 때문에 분주하고 초조했음을 깨달을 수 있었습니다. 언제나 주변 사람에게 시선을 뒀기 때문에 나의 생각은 늘 정리되지 않았습니다.
성령님께서 "나의 시선을 온전히 하나님께 두었을 때, 모든 생각과 감정이 쉽게 정리될 수 있음”을 깨닫게 하셨습니다. 성령님께서 원하시는 곳이 아닌, 내가 두고 싶어하는 곳에 시선을 두었을 때는 내 생각조차도 쉽게 조절하지 못하는 나의 연약함을 깨닫게 되었습니다.
물론 깨달음이 바로 삶에 적용되진 않았습니다. 이 문제도 동일하게 하나님 앞에 계속 나아갈 때 해결이 가능한 부분이었습니다. 늘 주님께 붙들리지 않으면 어느새 사람에게 시선을 두고 분주하고 들뜬 마음이 저를 사로잡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주님께 붙들려 살아가는 것이 그리스도인의 삶의 필수 조건이겠구나’라는 것도 새삼 깨닫게 됩니다.
세 번째는 필독서 가운데 <사랑의 관계>라는 주제의 내용을 읽고 많은 교훈을 얻게 되었습니다. 진정한 자아를 발견하려면 십자가 앞에 나가야 하고, 죄를 용서받아야 한다는 것으로 시작했습니다. 처음엔 이해가 잘 되지 않았습니다. 모든 것을 죄와 연결하는 것만 같아서 마음이 어려웠습니다.
그런데 제 안에 떠오른 한 가지 깨달음은 죄 때문에 하나님과 나와의 관계가 멀어지고, 죄로 인해 내 자신을 바라보는 시각이 어그러지고 망가졌기 때문에 내 자신을 바로 볼 수 없게 되었고, 결국 내 자신을 사랑하지 못하는 것과 연결될 수 있겠다는 깨달음이 스쳐 지나갔습니다. 그래서 자신을 사랑하지 못하는 연약함에서 매일 주님께 나아가야 내 안에 하나님의 형상과 모양이 회복될 수 있음을 깨닫게 됐습니다.
특히 ‘사랑’에 아주 탁월하게 설명해주는 내용도 제 마음이 깊이 남습니다.
"고린도전서 13장 말씀에도 사랑은 감정으로 하는 것이라고 하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어떤 태도로 행동해야 할지에 대해 말씀하고 있습니다."
이 내용을 읽고 제가 알고 있던 "사랑"의 정의가 달라졌습니다. 늘 누군가에게 받길 원했던"사랑"을 느낌으로 충족하려고 했기 때문에, 그 느낌이 없다면 사랑받지 못한다고 생각했습니다. 내가 원하는 감정으로 충족 받으려 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그 감정적인 만족을 얻으려고 아등바등 노력했습니다. 그것만 좇으려고 했고, 그러면서 저도 모르게 ‘섭섭병’만 늘어갔습니다. 그런데 사랑은 감정이 아니라는 말씀을 읽고 마음의 무거운 짐이 한결 가벼워졌습니다.
또한, 다른 사람을 사랑할 때도 내 안에 사랑의 감정이 충만할 때만 잠깐씩 하는 것이 아니라, 사랑은 태도와 행동으로 나타나기 때문에 내가 그 사랑을 하기로 결정하고 실천해야 함도 깨닫게 됐습니다. 하나님이 나를 사랑하기로 선택하시고 행하셨던 것처럼 나도 하나님을 닮아 동일하게 사랑할 수 있음을 깨닫게 됐습니다. 그래서 제가 제일 사랑하기 어려운 가족과 제 곁의 지체들을 감정이 아닌 하나님이 먼저 보여주신 사랑으로 나도 삶에서 실천해야겠다는 마음의 다짐을 하게 됐습니다.
매주 양육시간에 배운 것과 필독서를 읽고 느낀 것을 삶에 적용하려고 하지만 배운 것을 잊어버리고, 여전히 내 뜻대로 살아가려고 고집을 피우는 모습이 제 안에 남아 있습니다. 양육 기간 매일의 기도와 성경읽기를 지속하는 것도 너무 어려웠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양육 기간을 돌아보니 하나님께서는 제가 노력하고 붙잡았던 만큼만 은혜를 주시지 않고, 제 노력과 기대보다 훨씬 더 큰 은혜를 허락해주셨음에 감사드릴 수밖에 없습니다.
아직 눈에 띄게 변화된 것이 없어 보이고, 양육을 통해 깨닫게 된 만큼 삶을 살아내는 모습이 다른 사람들이 보기에는 적을 것 같아 주눅이 들기도 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양육을 통해 받은 은혜는 분명 제 안에 심겨졌고, 매일 자라게 하시는 하나님이 지금도 저와 함께 하신다는 사실을 믿습니다. 이렇게 귀한 양육을 받을 수 있게 되어 너무나 감사하고 행복합니다.
한 학기 양육동안 우리의 스승이 되어주신 성령님께 감사드리며, 모든 영광을 하나님께 올려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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